붉은 달을 품은 섬 자월도에서

2023. 4. 13. 21:00카테고리 없음

붉은 달을 품은 섬 자월도에서

일시  /  2023년 4월 13일

 

어제 들어가려던 섬 강풍으로 뒤로 밀려

오늘은 배가 뜨려나 기대반 포기반으로 집을 나서

연안부두 배터를 갔더니 7시50분배 차를 싣는 느림보를 탔더니

9시가 넘어 자월도에 도착을 하니 평일이라 그런지 많지 않은 승객

등산로를 따라 목섬으로 향하는 사람은 나홀로라

시간도 널널하고 마음도 느긋하니 자연스럽게 발길은 느려지고

이것 저것 등산로 곁을 들락날락 하며 걷자니 목섬입구의 대나무밭에서

서걱서걱대는 대나무들의 속삭임 소리와 붉은 동백의 조화가 

팔각정 한자락을 깔고 앉아 멍때리기라도 하고 가란다.

하나포해수욕장에서 등산로도 아닌 절벽을 올라타고 오르니

붉은 현호색과 개별꽃들이 내가 왔다고 양탄자를 대신하여

반짝반짝 능선을 울긋 불긋 수를 놓고 기다리고 있지만

이 아름다운 길을 가시나무와 나무 가지들로 발길을 하나 딛는 것도

거부하려는듯 방어막이 대단하여 예전에 보아 두었던 노루귀 생존지는

얼씬도 못하고 돌도돌아 간신이 하나포로 빽하여 정상적인 등산로로

국사봉을 오르고 독바위를 들어갔더니 이런 세상에

거대한 소나무 세그루가 언제 쓰러졌는지는 모르지만

쓰러진체로 죽지를 않고 거대한 몸통을 바닷가 갯바닥에 뉘인체

밀려오는 모래와 굴껍데기를 뒤집어 쓴체 누워서 살아가고 있는 소나무 세그루!

다시 면사무소를 지나 전망대를 거쳐 벚꽃길의 임도를 걷는데 

눈과 마음이 주변의 꽃대궐에서의 꽃잔치로 호사를 하는데

심술쟁이 황사 주의보까지 내렸지만 내발길은 가볍기만 하구나

작년보다 일주일 늦게 왔는데 주변엔 바람꽃이 전부 낙화가되었고

그많던 노루귀는 단 한촉만이 그많은 제비꽃과 개별꽃들 사이에서 

늦둥이를 만나다니